대선이 24일로 4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한풀 꺾인 안 후보는 노동 현안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우클릭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무원, 교원 노조의 타임오프제 법제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근로자란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인데, 근로를 하지 않는 시간에 대해서도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그 임금이 국민 세금에서 나온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 모두 타임오프제를 약속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노동이사제에 이은 또 하나의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타임오프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관련법의 재개정을 포함한 강력한 무효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지지율 정체와 연관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초·중반대에 갇혀 있다. 설 연휴 무렵까지 ‘2강 1중’ 구도를 탈피해 ‘3강’ 구도를 만들기 위해선 반전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진보층은 확실히 이 후보 쪽으로 돌아섰는데, 보수층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안 후보 스탠스는 흔들리는 보수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안 후보가 2박3일간의 부산·경남(PK) 지역 방문 일정에 맞춰 보수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연일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민주노총 핵심부는 우리 사회의 큰 해악 세력”이라고 밝힌 데 이어 다음 날엔 “노동이사제 시행을 전면 보류해 민주노총의 패악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한국석유공사 울산 석유비축기지를 방문해 “에너지 주권 국가가 되는 것에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면서 “이를 위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믹스(혼합)는 필수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또 울산과학기술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 안설희 박사와 관련해 “설 연휴가 끝나면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희씨가 대선 때까지 국내에 머물며 안 후보 돕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심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연금 수지가 불균형해 누적 적자가 쌓여가고 있고 후세대에게 큰 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 제도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청년층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주요 공약인 ‘주4일제’ 노동과 관련해선 “노동시간 단축을 중요한 국가 의제로 삼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또 “거대 정당이 권력을 국민을 위해서 쓰지 않았는데, 저희는 작은 권력밖에 없는데 똑같이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 많이 억울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다른 당, 남 탓하고 그랬다”고 자성했다. 이어 “국민들이 남 탓하고 다른 당 비판한다고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원래 하려고 했던, 불평등의 계곡에서 정말 고통받는 시민들 곁에서 주류가 되기 위한 노력을 더 헌신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 성찰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수 기자, 울산=손재호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