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은 영성과 전략에 비례… 뉴노멀 시대 전도방법 찾아야”

입력 2022-01-25 03:04
권순웅 주다산교회 목사가 23일 경기도 화성 교회에서 예장합동 목사부총회장으로서의 일정 속에서도 매주 셀모임 4개를 직접 인도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화성=신석현 인턴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목사부총회장인 권순웅 주다산교회 목사는 토종 셀 운동가, 목회 전략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1992년 강도사 시절 맨손으로 서울 송파구 상가교회를 개척하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의 스파크, 성령의 불씨로 살자’는 뜻의 스파크 운동을 전개했다. 치밀한 목회전략으로 2001년부터는 동탄신도시에서 폭발적 부흥을 경험했다.

23일 경기도 화성 교회에서 만난 권 목사는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가 ‘부마(BUMA) 목회’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마는 기본(Basic), 업그레이드(Upgrade), 미션(Mission), 응답(Answer)의 영문 앞 자를 뜻한다.

권 목사는 “한국교회는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전략 정책을 개발 연구하고 자기중심적 가치에서 하나님 나라 사명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교회는 주권자이신 하나님이 직접 나타나셔서 응답·역사하시는 곳, 불이 임하는 예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 목회자가 말씀에, 성령께 사로잡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 시대 성도들은 어느 때보다 예배에서 답을 얻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 해법으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백신 패스 도입 등을 제시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진짜 해법은 하나님께 돌아가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대하 말씀처럼 주님은 전염병이 만연할 때 하나님의 이름으로 일컫는 백성에게 땅을 고쳐주신다고 했다”면서 “코로나도, 전염병도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다. 또 다른 부흥은 이미 예고돼 있다”고 전망했다.

주다산교회는 팬데믹 기간 중 120일 온·오프라인 기도회와 원단금식성회를 개최했다. 마착셀(마스크를 착용하는 셀 모임), 온라인셀, 온라인 말씀 암송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권 목사는 “큐티만을 강조하는 신앙생활은 강단 설교 중심의 신앙생활을 약화시킨다. 이것을 보완하려면 양육 받은 성도들이 삶을 풍성하게 나누는 셀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목회와 목사부총회장 업무로 일정이 빡빡하지만 매 주일 오후 2개, 월요일 오전 2개의 셀모임을 직접 인도하는 것도 현장에 목회의 답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의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소그룹에서 성도들의 이야기를 1시간 30분 이상 들어보라”면서 “그렇게 매주 성도의 이야기를 10년, 20년을 듣다 보면 아파하고 공감하는 몰입이 가능해진다”고 조언했다.

이어 “코로나로 셀모임에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임의 경계가 사라지고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는데, 비판 없이 수용하기보다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문화를 해석하고 선교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단, 현장 교회를 넘어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목회 현장은 어차피 숱한 문제가 노출된 현장이다. 목회자는 이곳에서 낸 시험문제 앞에 끊임없이 답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이념 서클을 이끌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마케팅 업무, 신학대학원 원우회장 등의 노하우를 쌓은 전략가답게 부흥의 관점도 제시했다. 권 목사는 “부흥은 하나님의 철저한 인도 하심에 따라 일어나며 복음에 대한 비전을 얼마나 전략화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결국 부흥은 영성과 전략에 비례한다”고 설명했다. 또 “성령충만과 지역사회 주민의 상태가 어떤지 리서치하고 전도방법, 성도 양육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때 부흥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교회는 끊임없이 전도해야 하며 성도를 양육해서 또다시 전도 현장으로 내보내는 것이 사명”이라면서 “전도를 전도사에게 맡기고 전도한 새신자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단언했다. 그는 “신앙생활은 교리공부, 지적 만족 행위가 아니다. 공부보다 성도 간 만남과 교제, 뜨거운 기도로 성령체험과 영적 회복이 핵심”이라면서 “치유가 되면 복음에 확신을 갖게 되고 전도에 나서게 돼 있다. 그래서 교회는 한 영혼이 또다시 한 영혼을 낳는 주다산(主多産)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예장합동 학원선교위원장, 다음세대운동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다음세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저출산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국내 3대 종교 중 출산장려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은 교회뿐”이라면서 “주중 학교운동, 기독교 대안학교 운동, 출산장려운동 등 성경 말씀대로 생육하고 번성하는 다산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 업무로 바쁜 중에 설교 준비는 어떻게 할까. 권 목사는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중 성령께서 조명해주시고 인사이트를 주셔야만 준비할 수 있다”면서 “설교는 추적 설교로 시대적 상황을 분석하고 하나님은 어떤 말씀을 하고 계시는가, 답은 무엇인가 추적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권 목사는 “예수님도 인간에게 다가서기 위해 성육신하셨다. 목회자도 일방적 메시지 선포로 그치기보다 설득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성도들이 어떤 영적 굶주림, 육체의 어려움이 있는지 그들의 필요를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성=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