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유행 사실상 시작

입력 2022-01-21 04:03
19일 대구 달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오미크론 변이발 코로나19 5차 유행이 사실상 시작됐다. 하루 확진자는 27일 만에 6000명대로 치솟아 정부가 제시한 의료·방역체계 전환 기준의 턱밑까지 다다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603명이라고 밝혔다. 전주 같은 요일보다 2439명, 전날보다도 798명이나 많아졌다. 주말 동안 적체된 확진 사례가 수요일 대거 통계에 잡히고, 이후 비슷한 발생 규모가 이어진 것과 다르다.

이날 집계는 대유행 초입이라는 사실을 뜻하는 동시에 오미크론 변이의 압도적인 전파력을 방증한다. 델타 변이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지난해 11~12월엔 한 번도 목요일 발표 확진자가 전일보다 150명 이상 많은 적이 없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확진자도 5980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보다 731명 더 많아 하루 7000명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설 연휴 기간 동안 확산세를 통제하지 못하면 2월 말에는 하루 1만 명에서 1만 5000명 규모의 확진자 발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발 확진자 급증이 임박했지만 정부는 ‘대응 단계’로의 전환 시점을 못 박지 않았다. 지난 14일 브리핑에선 하루 확진자가 한 번이라도 7000명을 넘기면 즉시 전환한다고 했으나 이날은 “하루 (7000명을) 넘긴다고 기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주간 평균치 등을 바탕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추이를 고려하면 대응 단계로 전환 시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대응 단계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역학조사 역량이 고위험군에 집중된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 등의 자가격리 기간도 10일에서 7일로 단축된다. 경증 환자를 감당하기 위해 병의원급 의료기관의 검사·진료도 확대한다.

방대본은 3차 접종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3차 접종 시 오미크론 중화항체는 접종 전 대비 10.5배에서 28.9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서면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도 오미크론 변이 우세종화가 기정사실화됐다”며 “대응체제로 신속히 전환하고 범부처가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송경모 박세환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