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끊이지 않자 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이 나섰다. 김 의장은 “최근 카카오는 그간 쌓아온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 같다. 사회가 본래부터 카카오에 기대하는 것, 미래지향적 혁신을 잘하는 것이야말로 신뢰 회복을 위한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또 카카오는 ‘리더십’을 교체했다.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생각이다.
김 의장은 20일 임직원 대상 공지문을 발표하고 주식 ‘먹튀’ 논란 등으로 야기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를 공개하는 등 리더십 교체 사실을 알렸다. 카카오는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단독대표로 남궁훈(사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차기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었던 여민수 현 카카오 대표는 사임한다. 여 대표가 맡고 있던 그룹사 컨트롤타워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의 수장도 바뀌었다. 김 의장은 “새로운 CEO를 내정하고 지지와 응원의 글을 올린 지 불과 50여일 만에 다시 뉴리더십에 대해 말씀드리게 돼 착잡한 마음”이라면서 “미래지향적 혁신을 실현해 나갈 적임자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열었고, 엔케이(남궁 대표 내정자)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김 의장과 함께 한게임을 창립한 측근이다.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 등을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각자 대표를 맡기도 했다. 지난달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올랐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처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신임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장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가 맡는다. 이달 개편된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전체 계열사의 전략 방향을 조율하는 조직이다. 카카오 임직원의 주식 매도를 제한하는 내부 규정안도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에서 나왔다.
김 의장은 “이사회와 뉴리더십, 크루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긴장 관계 속에서 미래비전과 포용적 성장을 고민하는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주식 매각으로 논란을 일으킨 류영준 대표,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CBO)이 사임한다고 밝혔다. 함께 주식을 팔았던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 등 5명의 경영진도 사퇴 의사를 표시했지만,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는 잔류해 상황을 수습하고 추후 재신임을 받도록 권고했다. 잔류 경영진은 매각 주식을 모두 재매입한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