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침공하면 재앙” 강력 경고… 러는 이란과 밀착

입력 2022-01-21 04:03
러시아 장갑차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국가인 벨라루스에 열차로 이송된 뒤 역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 병력을 10만명에서 12만7000명으로 증강했고, 벨라루스에서도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만약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그들에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 위협으로 야기된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가 국경 전체에 군 병력을 배치하며 우크라이나를 포위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만약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그들에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초강력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자 러시아 외무부는 “우리의 침공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히스테리를 멈추라”는 성명을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어떤 식으로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침공 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전에는 결코 본 적 없는 (초강력)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국경에 집결한 군대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엔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동맹은 러시아에 심각한 손실을 가할 준비가 돼 있으며 러시아의 은행들은 달러를 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감행된다면 미국과 서방의 대러시아 초강력 금융 제재가 실시될 것임을 공언한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안보협상에 러시아 대표로 참석했던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침공은 없을 것이지만, 서방으로부터 안전보장을 받는 게 러시아의 절대적 우선순위”라며 “유럽이나 다른 어딘가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위험은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군사교관을 보내고 군사기지 설치 군사훈련 계획을 세워 호전적인 우크라이나 정권을 부추기는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상호 이해를 이루고 합의점을 찾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19일(현지시간) 제공한 위성사진에 러시아 보로네시 포고노보 훈련장에 집결한 러시아군 차량이 찍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AP뉴시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은 러시아 군대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과 군사훈련, 나토 공군기들의 비행 등이 조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번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독일로 향해 국제공조 방안을 모색하고,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러시아는 핵개발 문제로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도 ‘반미’를 기치로 밀착하는 모양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와 국제정세 등 전반에 걸친 양국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전했다.

NYT는 두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지금은 러시아와 이란의 협력을 더욱 증대해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야 한다는데 견해를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양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러시아산 무기 판매 문제에도 원칙적으로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라이시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작년 8월 취임 이후 처음이며, 이란 대통령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것도 2017년 이래 처음이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