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홍준표 의원을 만나 선거대책본부에 합류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 강남 모처에서 약 2시간30분간 진행된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윤 후보는 홍 의원에게 선대본부 상임고문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고, 홍 의원은 선결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만찬을 마친 뒤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청년의 꿈’에 글을 올려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두 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첫째는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윤 후보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조건을 내걸기는 했지만 홍 의원이 공식적으로 선대본부 합류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와 홍 의원은 지난달 2일에도 비공개 회동을 했었다.
최근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통화 녹취 공개로 논란이 일자 홍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최순실 사태처럼 흘러갈까 걱정된다”고 썼다가 삭제했다. 이후 “대선이 어찌 되든 내 의견은 3월 9일까지 없다”고 밝혀 홍 의원의 선거 지원사격이 사실상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홍 의원이 조건부 선대본부 합류 의사를 밝히면서 ‘원팀’이 실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이날 윤 후보는 장애인, 산모 돌봄 공약 등을 발표했다. ‘따뜻한 보수’ 후보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면서 여성 표심을 겨냥한 행보다.
윤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확대를 골자로 하는 장애인 복지 공약을 발표했다. 차체가 낮고 경사판이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의 이용이 자유로운 저상버스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장애인이 주어진 예산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복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 예산제’ 도입을 제안했다. 연간 15마리에 그치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육성도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59초 쇼츠 공약’을 통해 산후우울증 고위험군 및 저소득층의 정신과 진료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산모 마음 돌봄 사업’을 제안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선 “태아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봐 감기약 한 알도 제대로 못 먹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라며 “임신부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가현 강보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