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달라진 尹… 부인논란 신속 사과· ‘무속인’ 조직 전격해체

입력 2022-01-19 04:0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녹음 파일’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단호해졌다. 결정도 빨라졌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18일 “지지율 하락 국면을 겪으면서 윤 후보가 달라진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표적 사례는 세 가지다.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녹음 파일’ 논란이 파장을 일으키자 직접 결정해 발 빠른 사과를 했다. 윤 후보는 또 무속인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선거대책본부 하부조직인 네트워크본부를 전격 해체시켰다. 윤 후보는 지난 17일 저녁 서울 을지로역에 깜짝 등장해 퇴근길 인사에 나섰다. 사전에 언론에 알리지 않은 비공개 일정으로, 윤 후보가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부인 김씨 보도가 나간 다음 날인 17일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부인 김씨 허위 경력 논란이 불거졌을 때 사과를 미루던 태도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윤 후보는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기고 해야 했었는데 제가 아무래도 선거운동 하러 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고 하다 보니 제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고 몸을 낮췄다.

윤 후보는 김씨를 탓하는 뉘앙스의 발언도 했다. 윤 후보는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며 “사적인 대화를 뭘 그렇게 오래 했는지”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재빠른 사과는 윤 후보 본인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일부 참모에게 직접 준비해온 사과문을 보여주며 하루 일정 중 언제쯤 사과할 틈이 나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이날 첫 공식 일정은 오후 2시에 있었던 불교리더스포럼 행사였다. 윤 후보는 이 일정이 끝난 뒤 기자들과의 브리핑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주문을 했고, 여기서 사과와 해명을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간부로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한다”면서 “해산은 후보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네트워크본부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모씨가 활동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던 조직이다. 윤 후보는 무속인 논란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논란 하루 뒤에 해체를 전격 지시한 것이다.

이가현 구승은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