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한교총)이 ‘종교문화자원 보존과 활용을 위한 사업’ 1차 연도 조사를 마쳤다고 18일 밝혔다. 사업은 ‘종교문화자원 관광자원화’와 ‘종교문화유산 목록화’로 나뉘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을 받아 지난해부터 시작됐으며 1차 연도에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조사 대상이었다. 연구는 2023년까지 전국으로 확대된다.
‘종교문화자원 관광자원화’는 예배당 건물 학교 등 한국기독교 문화자원 중 역사성이 있는 자산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옥식 예배당이 특징인 인천 서도중앙교회, 기독교 여성 사학인 경기도 수원 매향학원 등 총 140여개소의 주소, 역사적 의미, 교통편, 소요 시간, 주변 관광지 등이 정리됐다.
홍민기 책임연구원은 “이번 조사의 특징은 관광자원마다 관련 키워드와 연관 지역을 함께 명시해 같은 주제를 가진 여러 곳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언더우드 선교사가 개척한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를 방문했다면 그가 세운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또 그가 부흥사경회를 인도했던 경기도 파주 대원교회의 정보까지 확인해 같이 방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자원에는 외국 선교사들이 동양의 문화를 알기 위해 답사했던 경기도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등 타종교 장소들도 포함됐다. 또 연구팀은 미국 남감리회 최초 세례교인이자 호랑이 사냥꾼으로 알려진 김인원이 활약하던 호랑이굴을 특정하는 등 조사 중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업인 ‘종교문화유산 목록화’는 연구원들이 수도권에 있는 100년 이상 된 교회 100여곳을 직접 방문해 진행했다. 1910년대 왕십리교회(현 꽃재교회) 일지, 1920년대 하디 선교사의 편지 등 교회들이 가지고 있으나 분산돼 있어 한 번에 찾기 어려웠던 자료 400여건을 하나로 정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
책임연구원 이용민 박사는 “수많은 기독교 유산들이 무관심 속에 소실되고 있어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한국교회가 옛 선조들의 역사를 보존하고 이어가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교총은 조사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한국기독교정보센터’를 구축하고 누구든지 접근해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신평식 한교총 사무총장은 “이 사업의 결과는 추후 정부가 기독교 문화재나 사적을 선정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며 “기독 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기회로 삼고 남은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