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가격 차별화 공략… 매출 1위 휩쓴 PB상품들

입력 2022-01-18 04:03
CU가 지난해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인 ‘득템 시리즈’ 상품들. 편의점에서 수요가 높은 즉석밥, 봉지라면, 계란 등을 업계 최저가 자체 브랜드(PB)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CU 제공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이 기존 제조사 브랜드(NB)의 스테디셀러 상품을 밀어내고 있다. 가파르게 물가가 오르자 상대적으로 싸면서도 품질을 보장하는 PB상품 수요가 늘었다. 유통업계는 유명 맛집과의 협업 등의 다양한 전략을 세우면서 PB 브랜드 강화에 뛰어들었다.

GS프레시몰은 지난해 우유, 요거트 카테고리 매출 1위에 PB상품인 ‘순백목장’이 올랐다고 17일 밝혔다. 본래 1위를 차지했던 ‘덴마크데니쉬우유’ ‘액티비아딸기’와의 격차(월 매출 기준)는 각각 2.5배, 5.3배까지 벌어졌다. 프리미엄 상품인데도 값이 20% 이상 싸다는 게 먹혔다. GS프레시몰 관계자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두루 갖춘 PB상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크게 늘면서 PB상품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B상품 바람이 거세지자 CU는 스낵, 우유, 쥬스 등에 한정됐던 범위를 식재료로 넓혔다. 지난해 초부터 NB상품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자 초저가 PB상품인 ‘득템 시리즈’를 선보였다. 계란 15구에 4900원, 김치 1.9㎏에 8900원, 즉석밥 990원, 라면 380원 등으로 업계 최저가다. 기존 봉지라면 가격의 4분의 1 수준인 ‘득템라면’은 출시 초기에 신라면, 짜파게티를 제치고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라면업계가 가격을 올린 지난해 9월 이후 득템라면 매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유통업계는 맛과 품질을 차별화해 NB상품 못지 않은 ‘히트 PB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유통 인프라, 식품 제조 노하우를 활용해 지역 유명 맛집과 협업 방식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PB상품 브랜드 ‘요리하다’에서 이달에 출시한 ‘다리집 떡볶이’는 일주일 만에 HMR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초마짬뽕, 티라미수 등의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았던 이마트의 PB브랜드 ‘피코크’의 연매출은 2013년 34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규모까지 뛰었다. 대형마트의 PB 브랜드로 시작해서 아예 독립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PB브랜드 ‘피코크’의 매출 상위 5개 제품이 전체 피코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5%, 2020년 6.2%, 지난해 6.8%로 증가세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