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가, 연준에 “인플레 잡으려면 단번에 0.5%P 올려야”

입력 2022-01-17 04:06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단번에 0.5% 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두 차례 인상분을 한 번에 올려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시장에 각인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미 금융가는 연준이 올해 4차례까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의 빌 애크먼(사진)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 처음에 50bp(1bp=0.01% 포인트) 수준의 깜짝 조치를 해 신용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냥 생각해본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초기 50bp 조치는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더 공격적이고 경제적으로 고통스러운 조치의 필요성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때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번에 0.25% 포인트씩만 조정한다. 2000년 5월 이후 지금까지 한 번에 0.25% 포인트 넘게 금리를 올린 적이 없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헨리 카우프만 헨리 카우프만&컴퍼니 대표도 지난 14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조언한다면 단기 금리 50bp 즉시 인상과 함께 추가 인상을 분명히 예고하면서 엄격한 태도를 취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더욱 인플레이션을 기대하지 않는 쪽으로 바꾸려면 충격을 줘야 한다”며 “금리를 조금씩 올려서는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애크먼도 연준이 50bp 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카우프만은 “강력한 약(인플레이션 억제 조치)을 여러 번 복용하더라도 물가 상승률이 3%까지 완화되려면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라며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 대처에 오래 걸릴수록 더 많은 인플레이션 심리가 민간부문에 내재돼 시스템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가는 ‘올해 4차례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점점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점점 더 많은 은행이 이를 반영하기 위해 공식 예측을 변경하고 있다”며 “트레이더들은 예상보다 빨라질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지난 14일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7차례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 속도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