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중국행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북한 화물열차가 접경을 넘어 중국 단둥으로 공식 운행한 것은 코로나19로 국경 봉쇄가 시작된 2020년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외부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기존 통제 위주 방역정책의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연달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14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미국은 추가 제재에 나서는 등 강대강 대결 조짐까지 보였다. 이런 최악의 시점에 북·중이 부분적이나마 국경을 개방한 것은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차원에서 추진해온 종전선언은 사실상 어려운 국면에 처했다. 한·미 간 협의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을 선언하고 문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기로 하면서 소강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연초부터 북·미 간 강대강 대치국면까지 이어지면서 한반도는 오히려 긴장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자초한 측면도 있지만, 미국도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지난 1년간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다고 선언적 입장만 밝힌 채 다소 방관자적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국경 봉쇄 완화는 상황 반전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으며, 국제사회에서 아직도 백신을 맞지 않은 거의 유일한 국가로 남아 있다.
이제 국제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인도적 지원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 미국에서도 대북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을 통해 안보와 보건 위기 돌파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미국과 협력을 통해 남북 및 북·미 간 인도적 교류가 이뤄지고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나서야 할 것이다. 북한도 무력시위를 멈추고 점진적 개방으로 국제사회에 호응하는 게 살길이란 걸 명심하길 바란다.
[사설] 北 코로나 국경 봉쇄 완화… 인도적 지원도 받아들이길
입력 2022-01-17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