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 5년내 나올까

입력 2022-01-17 04:05
미국 조지아공대 이승우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 구현에 있어 난제로 꼽혀왔던 이온전도도, 안전성, 상온 구동 등을 동시에 해결하는 고무 형태 전해질을 개발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전기차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면 당초 예상 시점인 2027년보다 빨리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공대 이승우 교수진과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교수는 카이스트(KAIST)와 공동으로 혁신적인 고무 형태 고분자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이 소개되는 등 이 분야의 석학이다.

이 교수가 개발한 고체전해질은 기존 고체전해질의 단점으로 꼽히던 이온전도도를 100배 향상시키는 동시에 고무 같은 신축성까지 확보했다. 이온전도도가 높으면,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 이온이 빠르게 전달될 수 있다. 이는 배터리 성능이 좋아짐을 의미한다. 고체전해질의 신축성이 뛰어나면, 전해질 자체에 손상이 일어나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온전도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고체전해질을 구현하는 건 난제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이 교수가 개발한 고체전해질은 혁신적 연구 성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1번 충전에 500㎞가량인 전기차 주행거리가 80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외부 협력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전고체 배터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솔리드파워와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설비에서 제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식시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에 투자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까지 3년간 6191억원을 배터리 기술 고도화에 쓸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9월 미국 샌디에이고대와 공동으로 상온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60도 이상에서만 충전할 수 있었다.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삼성SDI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삼성SDI 자체 개발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일본연구소 등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2020년 3월에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 1000회 이상 충·방전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