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연락 두절… 선대위 일괄 사퇴

입력 2022-01-14 04:06
연합뉴스

정의당 선대위가 심상정(사진) 대선 후보의 지지율 부진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13일 결의했다. 지난 12일 저녁부터 일정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간 심 후보는 이날도 연락을 끊은 채 이틀째 장고를 이어갔다.

이동영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재 선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총사퇴 결정과 관련해 “일차적으로 2~3%의 부진한 지지율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라며 “선대위가 앞장서 쇄신 의지를 보이고 심 후보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선대위에서는 이정미 전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등이 상임선대위원장을, 강은미·류호정 의원 등이 공동선대위원장을 각각 맡고 있었다. 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는 해체 상태고, 심 후보의 숙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심 후보 칩거의 진의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대체로 심 후보가 ‘슬림형 선대위’로의 개편을 주문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심 후보가 기존 선대위의 거대 담론 중심 캠페인 방식에 불만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생활밀착형 공약’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최근 대선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심 후보가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심 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심 후보의 남편 이승배씨는 자택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에게 “국민이 (심 후보를) 더 살펴줬으면 하는데 그게 안 돼 시간을 좀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심 후보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여 대표는 심 후보의 사퇴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후보가 모든 걸 열어놓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