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 방정식’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2030세대 표심을 집중 공략하고, 단일화 경쟁 상대를 집요하게 찍어 누르던 서울시장 보선 당시 핵심 전술을 이번 대선판에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13일 “서울시장 보선 이후 2030세대 표심 잡기가 선거 승리의 핵심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선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 등을 내놓으며 2030세대 남성 표심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하면서 ‘이대남(20대 남성)’ 표심도 결집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 당시 유세차에 청년층 연사를 태워 이들의 호소력 있는 연설로 높은 점수를 땄다. 당시 연설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조국 사태’에 실망하고 분노했던 청년층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그 결과 2030세대는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대 지원 세력이 됐다. 특히 2030세대 남성은 사실상 몰표를 던졌다. 당시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20대(18~19세 포함) 남성 유권자의 72.5%, 30대 남성 유권자의 63.8%가 오 시장을 찍었다.
여기에다 당시 보선을 진두지휘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오 시장의 단일화 경선 상대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집요하게 견제했다. 김 전 위원장은 ‘3자 구도’가 형성되더라도 “국민의힘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없이도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다는 의미였다. 또 당시 높았던 안 후보 지지율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별 의미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는 이 대표가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YTN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는) 단일화를 하고 싶겠지만 애초에 저희 당은 단일화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엔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어차피 일장춘몽”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