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40%대에 안착하지 못하자 민주당 내에서 생활밀착형 공약 중심의 현재 선거 전략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로선 유권자를 세분화해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는 ‘마이크로 전략’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그러나 연금 개혁 해법과 같은 ‘메가 이슈’를 던져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여론의 주목을 끌기 위해 네거티브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후보 측은 정책공약 중심의 현 선거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13일 “인위적으로 이슈를 띄우려고 하면 오히려 실수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지금은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작지만 피부에 와닿는 공약을 계속 발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동안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나 ‘가상자산 과세 유예’ ‘타투 시술 합법화’ 등 특정 계층의 강력한 요구를 반영한 이 후보의 공약이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는 얘기가 많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정책 공약이 당장의 지지율 상승에는 큰 영향을 못 미칠 수 있지만, 부동층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결정할 시점에는 정책 공약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 지지율이 최근 주춤하면서 선거 전략의 대대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재선 의원은 “소확행 공약의 최대치는 30%대 후반 지지율 같다”며 “2차 박스권을 뚫지 못하면 2월에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제는 연금 개혁이나 권력구조 개헌 등 거시적 과제를 던지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미래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서는 네거티브 공세의 필요성도 언급된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정책을 공들여 발표해도 언론의 주목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비리를 중심으로 한 공세를 함께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최승욱 안규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