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 개발·선도 유지… 딸기 수출 6450만 달러 ‘최고’

입력 2022-01-14 04:07

단일 채소 작물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작물인 ‘딸기’(사진)의 수출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액을 돌파했다. 농촌진흥청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 온 품종·저장 방식 등의 기술 개발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딸기 수출액 잠정치는 전년(5370만 달러) 대비 20.0% 증가한 645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싱가포르와 홍콩, 태국 등 동남 아시아 중심으로 수출액이 급증한 덕분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급 호텔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딸기의 유명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은 방탄소년단(BTS) 열풍 등 등 새로운 한류 바람 영향도 있지만 십수년간 쌓아 온 기술 개발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종자다. 2005년만 해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딸기 중 90.8%는 수입 종자였다. 생산은 국내에서 하지만 국산이라고 부르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 상황은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일본 컬링 선수단이 극찬한 ‘설향’ 등 국산 종자 개발로 뒤집혀졌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생산하는 딸기의 96.3%는 국산이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최근 농진청이 개발한 기술 영향이 두드러진다. 딸기는 상온에 조금만 노출돼도 물러지기 십상이다. 신선한 딸기를 수출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가장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실제 수출 딸기 물량의 평균 25%가 상품성을 잃어 판매 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기술은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동식 이산화탄소 처리 장치를 통해 수출용 딸기 선도를 2~4일 더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 등록했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인건비도 절감 가능하다. 3명이 할 일을 1명이서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보관 용기 기술도 개발했다. 농진청이 개발한 용기는 기존 플라스틱 용기와 달리 상온에서 최소 1일 이상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딸기는 상온에서 3일이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데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농진청에 따르면 개발한 신선도 유지 기술을 적용할 경우 상품성을 잃는 비율이 25%에서 15%로 10% 포인트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농가 소득이 늘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앞으로는 당도 등이 우수한 신품종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