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등에 국힘 미소… “安이 범퍼, 빠진 지지율 李에 안 가”

입력 2022-01-13 00:04 수정 2022-01-13 00:0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개막전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등 게임산업 발전 공약을 발표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예상보다 빨리 지지율을 회복하면서 바짝 긴장했던 국민의힘이 미소를 되찾고 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집안싸움에다 부인 김건희씨 논란 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재정비에 성공하면서 지지율이 반등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다시 접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를 떠났던 일부 지지층이 이 후보에게 가지 않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잠시 옮겨갔다고 자체 평가했다. 안 후보가 이 후보에게 지지층이 옮겨가는 것을 막는 이른바 ‘범퍼’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가 39.2%, 이 후보가 36.9%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안 후보는 12.2%를 얻었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한 격차를 보였다. 윤 후보는 38.0%, 이 후보는 35.3%를 각각 기록했다. 안 후보는 11.0%로, 12월 조사에 비해 7.3% 포인트 상승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국민의힘은 윤 후보에 실망한 표심이 안 후보로 잠시 이동해 안 후보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2030세대와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리면 지지율 반등을 이뤄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등 당내 악재로 인해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빠졌다”면서 “그런 이 후보에게 흡수될 수 있었던 지지율을, 안 후보가 범퍼처럼 막아 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1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 지지율 상승세와 관련해 “어차피 일장춘몽”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윤 후보는 이날도 2030세대 마음잡기에 주력했다. ‘e게임’ 이용자 보호를 위한 공약을 발표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대회인 ‘2022 LCK 스프링 개막전’을 관람했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다.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약 발표를 하면서도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간 인식차가 큰 대표적 분야가 게임”이라며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59초짜리 유튜브 동영상 ‘59초 쇼츠’를 통해서도 2030세대 맞춤형 공약을 내놨다. 그는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스튜디오 등 실내체육시설 이용료에 소득공제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때리기’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경기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기도, 이재명 성남시장의 성남시는 비리와 부패의 투전판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홈그라운드인 경기도를 찾아 이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윤 후보는 경기도 유권자들을 위한 지역 공약도 내놓았다. 그는 “GTX D·E·F 노선을 신설하고 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며 “서울 도심까지 30분 시대를 열고 동서남북 광역 교통망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가현 구승은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