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특사를 만나 “일대일로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독재와 부정부패를 문제 삼아 중남미 국가에 제재를 가하는 사이 중국은 막대한 자금과 코로나19 백신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2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도 마나과의 혁명광장에서 열린 취임식 전 차오젠밍 중국 특사를 만나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니카라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중국의 일대일로와 세계개발구상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니카라과는 이날 일대일로 및 해양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비자 면제 협정 등을 체결했다. 취임식에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비롯해 북한, 이란, 시리아 대표단이 참석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제재와 원조를 활용해 중남미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지만 그들은 점점 더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좌파 정부를 선출하고 있다”며 “니카라과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중 경쟁의 새 격전지로 떠오른 중남미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남미에는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2017년 파나마를 시작으로 2018년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등 7개국이 대만과 단교했다. 최근 온두라스 선거에선 중국과 수교를 내세운 좌파 야당 후보가 승리하기도 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