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또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고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들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큰데, 단일화 원칙과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단일화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조건 등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고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누가 정권교체의 적임자이고 확장성이 있는 후보인지를 국민께서 판단하고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에 대해선 “도덕적으로나, 가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공동정부론에 대해서도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깨진 선례를 봐 왔지 않느냐”고 선을 그으며 “확장성 있는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정권교체를 하고 그 내각을 국민통합 내각으로 만드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제가 (2017년) 대선에서 3위를 했지만, 제3당 후보가 대선에서 20%를 넘게 받은 것은 지난 70년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저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헌의 필요성을 묻는 말에는 “제왕적인 권력을 분산하는 권력축소형 대통령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내각제와 이원집정부제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관해서는 ‘쌍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병장 월급이 부사관보다 높으면 어떻게 되느냐”며 “거기에 따라 부사관과 장교, 장군 월급도 높이는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는 “이 후보나 윤 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다 군대에 가지도 않고 총 한 번 쏴보지도 않은 사람이니까 몰라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본인은 군필(군의관 복무) 후보라는 점을 은근히 강조한 것이다.
안 후보는 “1990년생이 평생 국민연금을 내고 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면 국가에서는 지급할 돈이 한 푼도 남지 않게 된다”며 국민연금과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공적연금의 일원화 방침도 밝혔다.
검찰 개혁에 대해선 “검찰은 수사지휘권과 기소권을 갖고 경찰은 수사권을 가지는 식으로 검경의 역할이 분담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불법적 사찰을 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안 후보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미친 집값, 미친 전셋값, 미친 세금을 만들어내지 않았느냐”며 “완전히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현 정부 대북 정책에 대해선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하려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런데 미사일 도발만 해도 박근혜정부의 6배(에 달하는) 도발을 문재인정부가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관해선 “국민 여론에 따라 눈치 보는 주먹구구식 정치 방역이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