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며 야권 단일화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여전히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측은 “합류할 명분을 윤 후보가 만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홍 의원, 유 전 의원과의 원팀이 완벽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질문에 “함께 경선을 했던 분들과 소통을 해서 (원팀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다만 홍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구체적으로 만날 날짜를 잡기 위해 제안이 온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윤 후보와 홍 의원이 통화를 하며 “다음 주에 식사를 하자”는 얘기는 오갔지만, 회동을 조율하는 과정까지 진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만난다면 윤 후보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와야 한다”며 “우리가 먼저 전화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물러나 홍 의원이 합류하기 어려웠던 장애 요인은 일단 극복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홍 의원이 얘기했던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문제 등 여러 조건들이 남아 있다”며 “홍 의원도 합류할 명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유 전 의원 측은 “윤 후보를 도와야겠다는 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며 “일단 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이 회동을 하는 등 접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홍 의원은 24.03%, 유 전 의원은 6.76%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은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각각 2030세대, 중도층에 대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윤 후보 입장에선 이들의 합류가 절실한 상황이다.
선대본 관계자는 “윤 후보가 공개적으로 만나자고 할 경우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할 것 같아 조심스럽다”며 “물밑에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동성 이상헌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