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은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이 치솟은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사이 은행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 셈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하나·신한은행)은 모두 ‘월 기본급의 300%’를 지난해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노사 합의를 마쳤다. 여기에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우리·하나·신한은행은 100만원 상당의 현금 또는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받기로 했다. 임금인상률 2.4%도 소급 적용된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200% 수준에서 지급됐던 과거 성과급을 생각하면 파격적이다.
시중은행의 이 같은 ‘성과급 잔치’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합심해 추진한 대출규제의 결과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낮춘다는 명목하에 은행의 대출금리를 지난해부터 무섭게 올렸다. 2%대에 받을 수 있던 신용대출은 현재 4%대로 치솟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대 중반을 넘어섰다. 반면 예금 금리는 찔끔 오르는 데 그치며 은행은 벌어진 예대금리차로 쏠쏠한 수익을 봤다. 실제 은행권은 코로나19사태 이후 계속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조27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해(6조4670억원)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기본급의 300%”… 은행들 역대급 ‘성과급 잔치’
입력 2022-01-12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