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빚내는 25조 추경… 결국 서민에 부메랑 되나

입력 2022-01-12 04:04 수정 2022-01-12 04:04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여당에서는 연초부터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경을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경 편성이 ‘국채금리 인상→대출금리 인상→서민·소상공인 이자 부담 증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추경에 따른 국가 부채 증가가 미래 세대뿐 아니라 당장 생계가 빠듯한 지금 세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이다.

11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20%포인트 내린 2.038%에 장을 마감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11월 1일 연 2.108%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주춤했다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은 떨어진다. 국채 수요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그만큼 채권값이 하락(채권금리 인상)한다. 여당이 대선 전인 2월 14일쯤 추경 처리 방침을 밝힌 데다가, 대선 이후에도 추경이 편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추경 규모는 25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큰 마찰 없이 통과가 유력하다. 다만 추경 재원을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올해 예산이 이제 막 집행을 시작한 상황이라 상당 부분을 적자 국채 발행으로 충당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여당에서는 4월 결산 전에 초과 세수분을 미리 당겨 쓰자는 방안을 내놨다. 박완주(사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잉여금을 쓰는 방법은 기술적인 문제”라며 “세계잉여금을 쓸 수 있는 게 4월인데, (그 전에) ‘3000만원만 빌려줘’ 하는 식으로 쓰는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른 절차를 무시하고 앞으로 들어올 재정을 미리 추경 재원으로 쓰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 “일반 기업 회계도 아니고 국가 회계를 그런 식으로 할 수 있겠나”라는 격앙된 반응이다.


결국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가계대출 금리도 치솟고 있다. 국채 금리는 금융채 금리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데, 금융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쓰인다. 결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게 된다. 주택담보대출 연 금리는 지난해 1월 2.63%에서 11월 3.51%로 올랐고, 일반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3.46%에서 5.16%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순주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추경을 편성해서 지원을 늘리면 당장 돈을 받는 사람들은 좋은데, 결국은 금리가 높아지고 이자 비용을 더 부담하게 된다.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라며 “추경 편성으로 지원을 받는 소상공인과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대상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국민 경제 전체적으로 본다면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