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상인간 ‘래아’ 가수 데뷔… 윤종신이 키운다

입력 2022-01-12 04:07
LG전자 가상 인플루언서 래아킴이 미스틱스토리와 협약을 맺고 뮤지션으로 전격 데뷔한다. 사진은 래아와 미스틱스토리의 대표 프로듀서 윤종신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가상 인플루언서의 무대가 패션, 광고를 넘어 가요계까지 넓어졌다. 직접 만든 곡을 선보이고 일상을 공유하는 가상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LG전자의 가상 인플루언서 래아킴(래아)은 CES 2022에서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한 데 이어 뮤지션으로 전격 데뷔한다. LG전자는 지난달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기업 미스틱스토리와 래아의 뮤지션 데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싱어송라이터 겸 DJ’인 래아는 미스틱스토리의 ‘버추얼 휴먼 뮤지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미스틱스토리의 대표 프로듀서 윤종신이 직접 노래는 물론 목소리까지 프로듀싱할 예정이다. 앞서 래아는 LG전자가 CES 2022에서 진행한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하며 뮤지션 데뷔를 예고했다. LG전자는 “래아가 현재 자작곡을 준비 중이다. 올해 발표될 래아의 데뷔 앨범에 많은 관심을 보내달라”고 전했다.

래아는 LG전자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가상 인플루언서다. 지난해 열린 CES 2021에서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로 처음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미 2020년에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카페에 래아가 실제 간 것처럼 합성한 사진, 기타 연주 영상 등의 콘텐츠들이 게시돼있다. 아직 직접 부른 노래를 공개한 적은 없다. 래아는 CES 2021 이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었다. 당시 LG전자는 래아의 활용 방안을 두고 내부에서 다양한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싸이더스스튜디오X의 ‘로지’, 롯데홈쇼핑의 ‘루시’ 등 여러 가상 인플루언서가 등장했다. 로지는 지난해 1년간 신한라이프, GS25, 정관장 등 100여개 광고에 모델로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루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인 연구원이자 모델’이라는 콘셉트로 여러 브랜드의 모델과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등으로 활동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모델이자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가상 인플루언서가 대거 등장해 실제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AI 스타트업 브러드에서 2016년 선보인 릴 미켈라는 프라다, 디올 등 각종 명품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300여만명을 끌어모았다. 미켈라는 싱글 앨범을 발표한 가수이기도 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은 2025년에 14조원까지 성장해 실제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13조원)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본격적인 뮤지션 활동에 나설 예정인 래아는 “단순히 음악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비주얼 아트, 패션 등 다양한 요소를 접목하겠다.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