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전략적 함구’가 상책”… 尹·安, 설 전 표밭갈이 전력

입력 2022-01-11 00:0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모두 대선 정국의 ‘핫이슈’로 갑자기 튀어 오른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함구’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단일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단일화를 입에 올리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와 거리를 두는 스탠스를 취하면서 독자적으로 지지율을 올려 설 이후에 있을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과 같은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단일화 논의에 휘말릴 경우 ‘안풍(安風)’이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후발 주자인 만큼 지지율을 20%대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 안 후보 측 판단이다.

안 후보는 10일에도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저는 단일화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단일화는 완강하게 안 할 건가’라는 추가 질문을 받고선 “같은 답변을 하는 걸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단일화에 올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윤 후보 입장에선 지지율 하락 국면을 상승 추세로 전환시키는 것이 최대 과제다.

두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놓고 정치학자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안 후보에 관해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통 큰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내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안 후보를 정권교체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지지층이 있어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피했다가는 거센 비판이 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윤 후보의 선택과 관련해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결정적인 타격을 입으면 모를까 윤 후보 혼자서는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안 후보 지지율이 고스란히 윤 후보에게 간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제1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안 후보에게 넘겨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봤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