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45)씨를 수사 중인 경찰이 횡령금으로 구입한 뒤 빼돌린 금괴의 소재를 찾기 위해 이씨 가족 주거지 3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이씨가 차명폰을 포함한 7대의 휴대전화를 범죄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이씨 횡령액도 총 2215억원으로 늘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0일 이씨가 빼돌린 금괴 확인을 위해 경기도 파주에 있는 이씨의 아내, 아버지, 여동생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재가 불분명한 1㎏ 금괴 354개와 관련한 단서를 포착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놓고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씨를 경기도 파주의 은신처에서 검거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7대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4대는 파손 상태였다. 경찰은 휴대전화 대부분이 이씨 가족 명의로 개설됐다는 점도 확인했다. 경찰은 휴대전화가 파손돼 있는 등 증거 인멸 정황이 나타난 만큼 이씨가 누구와 연락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휴대전화 조사를 통해 제3자가 범행에 도움을 줬는지, 오스템임플란트 윗선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이 밝혀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횡령액 은닉 등에 개입한 의혹이 있는 이씨 부인과 처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날 정정 공시에서 이씨의 횡령금액을 지난 3일 공시한 1880억원에서 2215억원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씨가 2020년 4분기 회삿돈 235억원을 빼냈다가 채워 넣은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피해액은 1880억원으로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