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정책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자신이 이 후보의 맞상대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안 후보는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선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문제 삼으며 견제구를 던졌다. 야권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대선을 58일 앞둔 상태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안 후보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해선 저돌적으로 공격을 퍼붓고, 윤 후보를 향해선 전면전은 피하면서 ‘아웃복싱’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선이 ‘3자 구도’로 전개되면서 안 후보가 상대방에 따라 차별적인 전술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이 후보의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아무리 표가 급해도 나랏돈을, 국민의 혈세를, ‘문재인정권 시즌2 제작비’로 쓰려고 한다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께서 절대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재난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은 생각 자체가 틀렸다”고 비난했다.
안 후보는 이 후보의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도 거론하며 “텅 빈 재정 곳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이야기해 보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이런 게 바로 ‘임기 동안 해 먹고 튀면 그만’이라는 전형적인 ‘먹튀 정권’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또 이 후보의 ‘5·5·5공약’(국력 세계 5위·국민소득 5만 달러·주가 5000 시대)이 자신의 공약을 몰래 훔쳐 쓴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안 후보는 “저는 ‘555공약’을 (지난해) 11월 초에 발표했는데, (이 후보가) 유사한 내용으로 최근 발표했다”며 “제 공약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렇게 큰 정당에서 아이디어도 못 내고 베끼면 곤란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 대해선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견제에 나섰다. 윤 후보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이 표적이 됐다.
안 후보는 “부사관 월급이 얼마인지 아는가. 200만원이 안 된다”면서 “부사관과 장교 월급은 어떻게 할 건지 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또 “제 기억에 예전에 국민의힘에서 ‘부사관 월급이 사병 월급보다 적으면 누가 지원하냐’는 말씀을 하신 적 있다”면서 “그와 관련해서 저는 국민의힘에서 답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이마트 장보기를 통해 ‘멸공’ 논란에 뛰어든 데 대해선 “소이부답(笑而不答·그저 웃기만 하면서 답을 하지 않는다는 뜻)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현 시대에 맞게 정부조직 개편을 발표할 때 종합적으로 말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