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명목으로 실손의료보험료를 대폭 인상해 놓은 뒤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은 10일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근본 원인은 과도한 사업비 사용과 과잉 진료 등 보험료 누수”라며 “보험사들이 보험료 누수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불투명한 손해율만을 핑계로 손쉽게 보험료를 인상해 손해율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고 밝혔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손실액이 2조6000억∼2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해 보험료를 9~16% 인상키로 했다. 보험업계는 또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손해율이 76.8~98.4%로 2020년보다 크게 개선, 흑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는 지난해 크게 오른 실적을 이유로 오는 3월까지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주요 10개 손해보험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3조4000억원에 달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손해는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이익은 임직원이 나눠 갖는 것은 이율배반적 소비자 배신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