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화웨이 등과의 소송전을 이끌던 삼성전자 특허담당 임원이 퇴사 후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IP센터장을 역임한 안승호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10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안 전 부사장이 퇴사 후 지난해 6월 설립한 특허법인 시너지IP를 통해서다.
안 전 부사장은 2010년부터 삼성전자 특허 분야를 담당하는 IP센터장을 맡아 각종 소송의 최전방에서 활약한 특허 전문가다. 2019년 퇴임한 후 1년 만에 친정을 향해 칼날을 겨눈 셈이다. 삼성전자의 특허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최고위급 임원이 퇴직하고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내부는 당혹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별다른 입장 없이 “성실히 소송에 임하겠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 전 부사장이 퇴임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별다른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직업윤리 등 본인 평판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소송을 벌이는 이유는 본인만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 음향기기 업체 스테이턴 케티야 LCC가 공동 원고로 참여한다. 이 회사는 음향기기 전문회사지만, 최근 실적 악화로 특허소송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부사장은 특허소송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았고, 특허 권리도 일정 부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부사장 측이 무단침해를 주장하는 특허는 갤럭시S20 시리즈 및 갤럭시 버즈와 관련된 것이다. ‘올웨이즈온 헤드웨어 레코딩 시스템’ ‘오디오 녹음용 장치’ ‘다중 마이크 음향 관리 제어 장치’ 등 10건이다. 소송액은 수백억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