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녀를 잡아라”… 이재명 40%대 안착 ‘마지막 퍼즐’

입력 2022-01-10 00: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7일 ‘매타버스 시즌2, 걸어서 민심속으로’ 일환으로 지하철을 타고 숙대입구역에서 총신대 역까지 이동한 후 역사를 나서며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0%대 지지율’에 안착하려면 ‘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아직 30%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특히 20대 여성 지지율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이대녀 지지율은 20% 후반에서 30% 중반의 흐름을 보이는데, 이들의 이 후보 지지율은 이보다 크게 낮기 때문이다. 결국 이 후보 지지율 40%대 안착 여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던 20대 여성의 마음을 어떻게 돌리느냐에 달린 셈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9일 “내외부 여론 조사에서 20대 여성은 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가 최대 40%, 민주당 지지율도 30% 정도 나오는데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만 10% 후반에서 20% 초반으로 박한 평가가 나온다”며 “20대 여성은 야권보다는 민주당에 애정이 있는 만큼 향후 이들을 이 후보가 끌어당기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달 26~3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37.2%였지만, 이 후보 지지율은 28.4%에 그쳤다. 오히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20대 여성 지지율이 31.3%로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한국갤럽의 1월 1주차 성·연령별 주요 인물 호감도 조사에서도 이 후보에게 ‘호감 간다’고 답한 20대 여성은 25%에 불과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34%)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32%)에게 밀렸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로서는 남은 기간 20대 여성 지지율을 회복해야 전체 지지율을 안정 궤도에 올릴 수 있다.

20대 여성은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핵심 지지층으로 각인되는 등 민주당에 우호적인 유권자층이었다. 2020년 21대 총선 때도 2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의 성범죄가 이어지면서 표심이 많이 이탈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대 여성들이 대통령 및 민주당 지지율만큼 이 후보를 지지해 준다면 전체 3% 정도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효과가 있다”며 “반면 20대 여성이 끝까지 이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면 이번 대선은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핵심은 20대 여성과 서울 민심”이라며 “진영과 성별 등 전통적인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주요 기조”라고 말했다.

특히 젠더 이슈는 대선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윤 후보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올리면서 뇌관에 불을 붙였다. ‘이대남’(20대 남성)의 호응이 뜨거운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강화’로 맞불을 놨다.

이 후보는 8일 여성 인권과 관련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해 녹화를 마쳤다. 일부 지지자가 항의하며 출연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청년들과의 국민반상회에서 “청년세대 내 남녀 간 갈등은 젠더 갈등을 넘어선 것”이라며 "누군가를 제거하기 위해 편을 먹는 건데,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재현 최승욱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