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두달 연속 경기 전반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 속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수출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 상황에 놓여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DI는 9일 ‘1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최근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대외 수요의 개선세가 약화하면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소비가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12월에 방역 조치가 재차 강화되며 이런 흐름이 끊겼다는 것이다.
실제 소비 관련 경제 심리가 위축된 것이 여러 지표에서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7.6)보다 3.7 포인트 하락한 103.9를 기록했으며, 같은 달 신용카드 매출액(신한카드 추정치)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0.5% 감소했다. 앞선 10월과 11월에는 각각 2019년 동월 대비 2.7%, 5.4% 증가한 바 있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도 지난해 11월 87, 12월 88, 올해 1월 89 등 낮은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고, 비제조업 업황 BSI 전망도 지난해 11월 84에서 12월 82, 올해 1월 80 등으로 점차 악화되는 추세다. KDI는 고용에 대해서도 개선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의 회복세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적으로도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교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경기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이 정체되며 수출 증가폭이 점차 축소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월(32.0%)보다 낮은 18.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 금액이 아닌 물량 기준으로 봐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일평균 수출물량지수는 지난해 9월(6.9%)부터 10월(2.9%), 11월(1.5%)까지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수입가격 급등에 따른 교역요건 악화 때문에 무역수지는 적자로 전환됐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