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때문에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김치 무역수지가 12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한국산 김치 수요 증가와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1억599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역대 최고액 기록을 썼던 전년(1억4500만 달러)보다도 10.3%나 수출액이 늘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수출액 대비 수입액을 뜻하는 무역수지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액이 수입액을 초과하면서 192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김치 무역수지 흑자 기록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효과가 컸다. 김치가 면역력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을 기점으로 김치 수출액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수출 대상 국가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김치 수출국은 89개국으로 61개국에 불과했던 10년 전보다 28개국이 더 늘었다.
여기에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이 더해졌다. 지난해 3월 중국에서 대량으로 절임 배추를 만드는 동영상이 인터넷 상에 퍼졌다. 한 중국 남성이 옷을 벗고 배추가 가득 담겨 있는 대형 수조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는 과정이 영상에 담겼다. 이 영상은 무역수지 적자의 주 원인인으로 지목되는 중국산 김치 수입에 제동을 걸었다.
농식품부는 김치 수출 상승세를 적극 지원해 김치 종주국 위상을 굳건히 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 가공식품 개발, 각종 김치 레시피 홍보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