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NFT·로봇 향연… 산업 융합 신세상 엿보다

입력 2022-01-10 04:01
한 관람객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아 게임 전용 디스플레이 ‘오디세이 아크’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가 지난 7일(현지시간) 사흘 일정을 마무리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 이번 CES에 2200여개 기업, 4만여명의 관람객과 관계자가 참가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참가 기업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혁신적인 신기술의 향연으로 미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 CES 주인공은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로봇 등 미래 기술이었다. 삼성전자는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에서, LG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로블록스 등에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현대자동차는 3D 콘텐츠 개발·운영 플랫폼 유니티와 손잡고 메타버스 플랫폼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메타팩토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반도체 회사 퀄컴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증강현실(AR) 전용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로봇, 사과 따는 로봇 등 다양한 종류의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영국 스타트업 엔지니어드아츠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는 섬세한 감정 표현 등으로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두산그룹은 과일을 따거나 사진을 찍는 작업 등이 가능한 로봇기술을 선보였다. NFT가 가져올 콘텐츠와 예술시장의 변화에도 시선이 쏠렸다. 주요 행사인 ‘C 스페이스’에선 ‘NFT 기술이 변화시키는 예술시장’을 주제로 한 대담이 열렸다. 삼성전자는 TV에 NFT 플랫폼을 탑재해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올해 CES에선 전자·IT와 자동차, 가전과 모바일 등 산업경계를 무너뜨리는 ‘융합’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소니는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SUV ‘비전-S 02’를 전시했다. 반대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는 메타버스와 로보틱스를 더한 ‘메타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 중장비·농기계 업체 존디어는 인공지능(AI)을 농기계에 접목해 잡초만 식별하고 제초제를 뿌리는 기술,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 등을 공개했다.

한국 기업의 활약도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CES 참가기업 가운데 가장 넓은 3596㎡(약 1088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친환경을 키워드로 충북 충주 인등산 숲을 본떠서 꾸민 녹색의 SK그룹 부스는 행사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롯데정보통신의 가상현실(VR) 걸그룹 콘서트, 두산의 로봇 드럼공연 등 창의적인 콘텐츠도 주목을 받았다.

행사장 중 한 곳인 ‘버네시안 엑스포’에선 한국 스타트업 290여곳이 전시관을 차려 기술력을 뽐냈다. 전체 스타트업 800여곳 가운데 36%가 한국기업이었다. 서울대, 카이스트(KAIST) 등 대학 참가자들도 빼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카이스트는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최종 4위라는 성과를 거두며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알렸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