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평택의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화재는 2년여 전 일어난 이천 물류창고 건설현장 참사와 판박이였다. 이 공사장은 이천 참사를 계기로 같은 해 5월 진행된 예방 차원의 점검 이후 한 차례도 정기 안전 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은 전날 오후 11시46분쯤 바닥 타설과 미장 작업이 진행되던 중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냉동창고 공사장에서 불이 발생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2020년 4월 이천 참사 등 과거 냉동·물류창고 화재와 비슷했다. 당시 산소 용접 작업 중 불티가 천장 벽면에 도포된 우레탄폼에 붙으며 불이 나 노동자 38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물류창고 공사현장이라는 특성과 건조한 계절적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류창고는 공사장도 공간 자체가 매우 크고 구조가 복잡해 소방관이 들어갔을 때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신축공사 현장은 아직 완성된 건축물이 아니다 보니 내화 구조의 완결성에 한계가 있어 화재사고 시 더욱 취약하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