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탈모 환자가 급증하고, 대선 후보가 ‘탈모 공약’을 내놓으면서 탈모시장을 주목 받고 있다.
유통업계는 기존 40~60대 중장년층이 아닌 MZ세대를 겨냥한 탈모 방지 샴푸를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성분이나 향, 디자인 등을 고급화하는 ‘눈높이 맞추기’로 젊은층 선점에 뛰어든 것이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 탈모 진료를 받은 환자는 23만4780명에 달한다. 2016년(21만2916명)과 비교해 2만여명 늘었다. 이 가운데 10~30대는 48.5%(12만900명)를 차지했다. 환경·식습관의 변화, 스트레스 등 외부적 요인으로 탈모 증상을 겪는 젊은 환자가 늘고 있어서다. 유통업계에선 병원을 찾지 않거나, 잠재적 환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탈모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국민 5명 중 1명은 탈모로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 탈모 환자가 늘자 탈모샴푸 모델부터 젊어졌다. 국내 탈모샴푸 시장점유율 1위인 TS트릴리온은 가수 지드래곤(GD)을 모델로 내세우며 젊은층에 ‘눈도장’을 찍고 있다. 축구선수 손흥민,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에 이어 30대를 잇따라 모델로 발탁했다. 애경산업은 탈모샴푸 브랜드 ‘동의홍삼’의 모델로 가수 수지를, LG생활건강은 ‘엘라스틴’ 탈모 케어제품 모델로 배우 전지현을 기용했다.
여기에다 향도 달라졌다. 한방 향이나 남성 화장품 스킨 향에서 탈피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는 명품 향료 제조사로부터 천연 아로마블렌딩을 공급받아 명품 향수 향을 구현했다. 탈모 방지 기능성 샴푸에 갓 익은 배, 프리지아 꽃, 라임바질, 만다린 향 등을 첨가한 게 특징이다. 2017년 출시 이후 4년만에 누적 판매량 13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탈모 샴푸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뷰티브랜드 로이비도 고급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담은 제품으로 차별화를 했다.
업계는 탈모시장 성장세를 예상한다. 탈모 치료제, 탈모샴푸, 의료기기 등 탈모 케어시장 규모는 약 4조원으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탈모샴푸 시장만 8000억원에 이른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1~11월 탈모 케어 헤어용품 매출이 전년 대비 76%나 성장했다. ‘영(Young) 탈모’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탈모 고민을 호소하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 탈모 완화 샴푸를 넘어 모발을 보다 근본적으로 관리하는 수요에 두피 관리 상품들도 주목받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