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설마”-“무시 못해” 민주당, 尹-安 단일화에 촉각

입력 2022-01-07 00:03 수정 2022-01-07 00:03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이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진영은 대선판이 뒤집힐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꼽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여서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은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그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안 후보는 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저는 지금 후발주자여서 갈 길이 굉장히 멀다”며 “저는 우리나라를 잘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께 드리는 것에 집중돼 있고, 다른 정치공학적인 일이나 이런 데 매몰될 겨를이 없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 또한 지난 5일 “늘 말씀드리지만, 선거 캠페인을 서로 벌이고 있는데 단일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 다양한 분들이 평가선상에 놓이게 돼 정치 발전에 큰 자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선 단일화 효과를 방심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특히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오는 시나리오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등장하면 ‘정권교체론’이 또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도덕적 측면에서 안 후보가 이 후보보다 우위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다만 민주당 의원 다수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추진돼도 이 후보 상승 추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판단 근거에는 안 후보 지지율이 최근 수직 상승했으나, 지지기반이 2030세대밖에 없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호남권 의원은 “이미 ‘철수 정치’를 경험한 다른 세대는 안 후보를 믿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지지율이 어느 선을 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경쟁력도 낮게 봤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를 떠난 2030세대들이, 윤 후보로 단일화된다고 하더라도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후보는 6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안 후보의 급부상과 관련해 “국민 입장에선 다양한 분들이 평가 선상에 놓이게 됐으니 정치 발전에 큰 자원이 된다고 본다”고 여유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이날 각종 부동산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부동산 민심 달래기’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획부동산 범죄와 ‘깡통전세’ 사기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CES 2022 라이브’ 혁신기업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과 악수하며 대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역할은 결국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특히 기획부동산 범죄에 대해 “개발 불가능한 토지를 잘게 쪼개 개발 가능한 토지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수법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중범죄”라고 비난했다. 또 전세 사기와 관련해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특히 피해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신혼부부 등 2030 청년세대”라고 강조했다.

안규영 오주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