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이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진영은 대선판이 뒤집힐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꼽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여서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은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그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안 후보는 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저는 지금 후발주자여서 갈 길이 굉장히 멀다”며 “저는 우리나라를 잘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께 드리는 것에 집중돼 있고, 다른 정치공학적인 일이나 이런 데 매몰될 겨를이 없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 또한 지난 5일 “늘 말씀드리지만, 선거 캠페인을 서로 벌이고 있는데 단일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국민 입장에서 다양한 분들이 평가선상에 놓이게 돼 정치 발전에 큰 자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선 단일화 효과를 방심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특히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오는 시나리오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등장하면 ‘정권교체론’이 또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도덕적 측면에서 안 후보가 이 후보보다 우위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다만 민주당 의원 다수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추진돼도 이 후보 상승 추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판단 근거에는 안 후보 지지율이 최근 수직 상승했으나, 지지기반이 2030세대밖에 없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호남권 의원은 “이미 ‘철수 정치’를 경험한 다른 세대는 안 후보를 믿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지지율이 어느 선을 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경쟁력도 낮게 봤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를 떠난 2030세대들이, 윤 후보로 단일화된다고 하더라도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후보는 6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안 후보의 급부상과 관련해 “국민 입장에선 다양한 분들이 평가 선상에 놓이게 됐으니 정치 발전에 큰 자원이 된다고 본다”고 여유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이날 각종 부동산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부동산 민심 달래기’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획부동산 범죄와 ‘깡통전세’ 사기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후보는 특히 기획부동산 범죄에 대해 “개발 불가능한 토지를 잘게 쪼개 개발 가능한 토지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수법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중범죄”라고 비난했다. 또 전세 사기와 관련해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특히 피해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신혼부부 등 2030 청년세대”라고 강조했다.
안규영 오주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