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지난 5일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왼쪽 사진) 선교사가 제작한 한글점자 교재를 문화재로 등록했다.
대구대 점자도서관이 보유한 ‘로제타 홀 한글점자 교재’(오른쪽)는 1897년 창안한 한글점자(4점식)를 사용해 배재학당 한글 학습서인 ‘초학언문’의 내용 일부를 수록했다. 기름 먹인 두꺼운 한지에 바늘로 구멍을 내어 만들었으며 평양여맹학교 학생들의 교재로 활용됐다. 1926년 ‘한글점자 훈맹정음’(6점식)이 박두성 장로에 의해 창안될 때까지 사용돼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 태동의 상징적 유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1890년 의료선교사로서 조선을 찾은 로제타 홀은 1894년 평양에 국내 최초의 맹학교이자 평양맹아학교의 전신인 평양여맹학교를 설립했다. 시각장애인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뉴욕맹인교육학원 원장 WB 웨이트가 개발한 ‘뉴욕 점자’를 한국어에 맞게 수정해 한글점자를 만들었다.
남편이자 의료선교사였던 윌리엄 제임스 홀이 1894년 청일전쟁으로 다친 이들을 치료하다 장티푸스로 별세한 뒤 갓 돌이 지난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갔다. 3년 뒤 돌아온 그는 1898년 여성치료소인 광혜여원을 평양에 열었으며 1928년에는 고려대 의대의 전신인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를 설립했다. 이화여대 의과대학의 전신인 동대문부인병원도 세웠다. 미국에서 1951년 별세한 그는 유언에 따라 남편 홀 선교사가 묻힌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지공원에 안장됐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