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 불일치로 교회의 신뢰 무너뜨린 것을 회개해야”

입력 2022-01-07 03:03

“이 세상 문화는 기독교의 믿음과 가치에 점점 더 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학계와 미디어, 정부, 비즈니스, 대중문화, 예술과 소셜 미디어….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다.”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목회자로 꼽히는 팀 켈러(72·사진) 목사는 ‘기독교에 적대적으로 변해가는 세속 문화에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목회자이며 신학자, 기독교 변증가인 켈러 목사는 오는 15일 발간되는 미국 기독교 잡지 ‘월드(World)’와의 인터뷰에서 세속 문화에 대처하는 5가지 ‘방패’를 제시했다.

“첫째, 그리스도인의 일관성 없는 삶(신행 불일치)이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데 대해 회개해야 한다. 둘째,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셋째, 사람들에게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드러내라. 넷째, 우리의 말이 거칠거나 서툴지 않은지 살펴보라. 마지막으로 박해를 두려워하지 말라.”

켈러 목사는 1989년부터 20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종교에 적대적인’ 뉴욕 한복판 맨해튼에서 목회자로 헌신했다. 그가 섬겼던 리디머교회는 세속적이고 자유분방한 도시 한복판에서 보수적이면서도 복음주의적인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목회 현장에서 물러난 그는 지금 췌장암 4기로 투병 중이다. 그의 메시지가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와닿는 이유다.

켈러 목사는 ‘(미국의) 그리스도인들이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거침없었다. “먼저 두 번째로 큰 위협부터 보면 학계와 정부, 기업계, 그리고 주류 언론을 지배하게 될 진보적이고 세속적인 이데올로기다. 이 같은 위협은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종교인들의 공개적 신앙고백과 표현, 실천까지도 막게 될 것이다.”

켈러 목사는 이어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위협으로 ‘미국 교회의 실패’를 꼽았다. “주류 교회는 자유주의 정당과 결혼했고, 복음주의 교회는 보수 정당과 결혼했다. 지금 우리는 정치 권력의 연합체에 불과하다.” 그는 또 “유명 교회 지도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부패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