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쉬지 않는 기도와 말씀 묵상으로 365일 주님과 동행한다. 매일 묵상의 고전을 다시 한번 쉽게 풀어서 365일 완주를 돕는 책과 내 아이를 위해 말씀과 기도로 하루를 양육하도록 이끄는 책도 번역됐다.
‘하루 한 생각’(꽃자리)은 지난달까지 국민일보 겨자씨 필진으로 필명을 높인 한희철 정릉감리교회 목사의 신간이다. 한 목사는 감리교신학대를 졸업하고 강원도의 한 작은 마을에서 15년간 목회했다. 1980년대에 동화작가로 등단했고, 당시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주보에 실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를 섬기며 이민 목회도 경험했다. 작고 외롭고 보잘것없는 것들을 따뜻하게 품어내는 묵상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시골집 다락에 숨겨뒀다 잊어버린 듯한 말들을 꺼내놓는다. 깊은 영성의 목회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글들이다.
책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순서로 단문과 시를 통해 하루를 돌아보도록 돕는다. 1월 15일 글의 제목은 ‘어느 날의 기도’이다. “어려운 사람 곁을 지날 때/ 안쓰러움만으로 지나는 일 없도록/ 너무 가난하게 마시고,// 이 땅을 떠날 때/ 떠나는 것 아쉬움 없도록/ 너무 부하게도 마소서.” 삽화도 없이 하얀 여백에 글자만 새겨진 이 날의 페이지를 읽고 나면 절로 성경을 펴게 된다. 잠언 30장 8절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말씀을 거꾸로 찾아보게 된다.
한 목사는 시에 관해 특별한 애정을 보여준다. ‘시’란 제목의 글에서 그는 “詩란 ‘언어(言)의 사원(寺)이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을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라며 “침묵과도 마음이 통해 마침내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으로 대면하는 것이다. 눈물로 얼싸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주님은 나의 최고봉 묵상집’(토기장이)은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의 유튜브 채널 ‘매일만나 365’에서 지난해 1년간 영상과 함께 소개했던 내용이다. 매일 묵상집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다시 해설한 책이다. 출판사는 저자 김 목사에 대해 “40대에 읽었던 오스왈드 챔버스의 전기가 그의 삶과 신앙에 큰 감동을 주었고 그때부터 최상의 하나님께 최선을 드리는 삶을 꿈꾸며 목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서문에서 “‘주님은 나의 최고봉’ 묵상을 시작했던 많은 사람이 중도에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치열하고 영적인 삶의 여정을 교인들과 나누고 싶어 그의 365일 묵상을 조금이라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동행 365’(샘솟는기쁨)는 한섬공동체 대표 김석년 목사의 글이다. 김 목사 역시 국민일보 겨자씨 필진으로 독자들과 만난 바 있다. 한섬공동체는 ‘한국교회를 섬기는 공동체’란 뜻이다. 작은 교회 세우기, 기독 문화 살리기, 쉬지 않고 기도하기를 실천한다. 김 목사는 에필로그를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은 아름답다”면서 “그의 삶에 기쁨과 감사, 평안과 화평, 나눔과 섬김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일 말씀 묵상으로 주님의 세밀한 인도를 받으라고 권면하는 그는 “일일일생(一日一生)의 마음으로 오늘도 내일도 하나님과 동행하라”고 당부했다.
‘내 아이를 위한 한 페이지 묵상 365’(생명의말씀사)는 미국의 여성 작가 낸시 거스리의 글이다. 구약 신약 시편 잠언 등 하루 네 부분의 말씀을 읽으며 1년간 성경 전체를 통독하도록 도우면서 자녀를 위한 기도문까지 수록했다. 저자는 “자녀 양육은 믿을 수 없는 기쁨과 형언할 수 없는 환희를 가져오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기에 감당하기 버거운 도전을 주거나 심지어 파괴적 가슴앓이를 가져오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는 “나부터 절실한 책으로 자녀를 향한 나의 깊은 욕망을 다시 빚어줄 성경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