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띄우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새로 구성될 ‘윤석열 선대본’을 두고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반면, 지지율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결국 ‘윤석열다움’을 찾는 것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며 “공정과 상식으로 대표되는 윤 후보 이미지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위기에 빠진 것도 공정을 중시하는 2030세대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2030세대를 향해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매머드 선대위 대신) 철저한 실무형 선대본을 구성하겠다”며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을 끌고 나가도록 하고, 청년세대가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4선인 권영세 의원이 선대본부장에 임명됐다. 권 본부장은 권성동 의원이 사의를 밝힌 당 사무총장직도 겸직한다.
권 본부장은 이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간에 변화가 있을 때 새 기능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추가 또는 제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대본의 슬림한 실무형 골격을 유지하면서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권 본부장은 선대본이 직능·정책·선대·조직본부 4개 축으로 운영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슬림화된 정책본부는 원희룡 전 정책총괄본부장이 맡는다.
구원투수로 낙점된 권 본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2년 대선 당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 대선을 진두지휘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을 제대로 치렀던 경험이 있는 만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김 전 위원장과의 결별 이후 새롭게 구성되는 선대본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 갈라서는 과정이나 대처하는 방식과 관련해 불안감이 느껴진다”며 “시간이 많이 남은 것도 아닌데, 홧김에 김 전 위원장을 내보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집안싸움을 정리하고 중도층과 2030세대의 지지를 되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오만한 이미지를 벗고 ‘따뜻한 보수’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들도 쏟아진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경선에서 경쟁했던 인물들과 화학적 결합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2030 세대들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저명인사를 모셔서 하는 형식의 인재영입이 아니라 청년세대를 더 많이 참여시키고, 그들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대안 의식을 많이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