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은 봉쇄령이나 이동금지 등 ‘극단적’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신 백신 접종과 백신패스 의무화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중증 발병도가 낮다는 과학계의 분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4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확진됐지만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환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한 데 이어 이들의 격리 해제 요건에 코로나 검사 의무화를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CDC는 무증상자가 5일 격리를 끝내면 이후 최소 5일 동안 마스크를 쓰고 외부활동을 할 수 있다는 기존의 격리기간 단축 지침을 유지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이 넘어서고 있는 영국도 방역규제를 강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봉쇄를 하지 않고 오미크론 유행을 넘어갈 기회가 있다. 각료회의에서 현재 방역규제 유지를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일간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주 발표된 방역조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해 추가 규제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어 “백신 비접종자와 관련해 나는 정말로 그들을 귀찮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이를 끝까지 지속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의회에 백신패스 관련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의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15일부터 백신패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 식당 영화관 헬스장 박물관 등을 출입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 승차도 백신접종자에게만 허락된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이날 오미크론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볍고, 일부 지역에선 치솟는 확진 건수 대비 사망률은 낮은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심각한 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변이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가 호흡기 상부를 감염시킨다는 연구들이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