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늘어나도 내국인 일자리 안줄었다”

입력 2022-01-06 04:07
국내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도 내국인의 고용을 줄이기보다는 다른 직무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여성의 일자리 이동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5일 ‘BOK경제연구’에 실린 ‘외국인 유입이 내국인의 직무특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런 분석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2010~2015년 중 외국인이 많이 유입된 지역에서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내국인의 육체직무 대비 소통직무의 상대공급이 증가했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역의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1%포인트 증가했을 때 육체직무 대비 영업직 등 소통직무 상대공급이 0.3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비중이 1%포인트 늘었을 때 육체직무 일자리 수가 1만개라고 한다면 소통직무의 일자리 수는 39개 더 늘었다는 뜻이다.

김혜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외국인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육체직무에 상대적 우위를 가지는데 이로 인해 외국인 유입 증가 시 내국인은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소통 직무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별로 보면 외국인 유입 증가에 따라 소통직무로 옮아가는 효과의 크기는 남성(0.229%)보다 여성(0.552%)에게서 더 뚜렷했다. 근속연수가 남성에 비해 짧아 기업 특유 인적 자본이 적고 따라서 육체직무에서 소통직무로 전환하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외국인과 내국인이 언어능력과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도 등의 차이로 인해 완전 대체재가 아니라면 외국인 유입 증가 시 내국인의 고용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직무특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