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푯대를 향하여

입력 2022-01-06 03:05

사도바울의 2차 선교 여행의 원래 목적지는 에베소였습니다. 하지만 성령께서 발걸음을 유럽으로 인도하셨죠. 그렇게 방문한 마게도냐의 첫 성이 빌립보였습니다.

그곳에 빌립보교회를 개척해 세웠습니다. 이 교회는 바울을 위해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교회였습니다. 바울도 애정이 컸습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 갇혔을 때 빌립보교회의 문제를 듣게 됐습니다. 빌립보교회를 사랑하는 바울의 마음이 담긴 편지가 바로 빌립보서입니다.

빌립보교회는 교리 문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율법주의와 반 율법주의의 갈등이었습니다. 반 율법주의자들은 예수를 믿고 완전한 자유를 얻었기 때문에 더 추구할 게 없다고 주장하는 영적 자만에 빠진 사람들이었습니다. 바울은 그들을 ‘개들’이라 불렀습니다. ‘십자가의 원수들’이라 규정하고 빌립보교회 교인들에게 그들을 경계하도록 권고했죠. 푯대를 향해 계속 달려가는 게 그들을 경계하는 방법이라 했습니다. 푯대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지는 말씀입니다.

무엇보다 바울은 부족함을 채우기에 힘쓰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완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부족함을 채우려 했습니다. 물론 바울은 영적으로 부족하지 않았죠. 본문 12절에는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라 고백합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는 고백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건을 말합니다. 이것이 바울의 겸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바울이 지닌 지성의 그릇에 담을 수 없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바울이 부족함을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만 채우겠다고 선언한 이유입니다.

실력이란 각자의 부족함을 알고 그것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의미합니다. 올 한해 예수 그리스도로만 채우고 그만을 붙잡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또한, 바울은 뒤에 있는 것을 다 잊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하겠다고 합니다. 바로 자신의 과거를 잊겠다는 의미입니다. 출신 성분과 잘못들, 성공을 비롯한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바울은 “내가 이만큼 이루었다”라 생각하는 모든 걸 기억에서 지웠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과거에 매달린 이들이 많습니다. 과거는 지금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교훈처럼 뒤돌아보는 건 우리를 소금기둥으로 만들 정도로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베드로도 자신이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다는 상처에 묶여 평생 괴로워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자신의 실수를 뒤로하고 달렸기 때문에 위대한 사도가 된 것입니다.

말씀을 정리해 봅니다. 스승과 제자가 강을 건너려는 데 배가 없었습니다. 어렵게 배를 구해 강을 건넜습니다. 다 건너간 뒤 제자가 배를 끌고 가려는 것이었습니다. 스승이 왜 그러느냐 물었죠. 제자는 “배 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버리기 아까워 그렇습니다”라 답했습니다. 스승은 점잖게 말했습니다. “강을 건넜으면 배는 버려야지. 짊어지고 가면 너만 고생할 뿐이다.”

우리 모습이 제자와 같습니다. 바울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던 건 능력이 탁월해서가 아닙니다. 예수님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푯대만 바라며 달렸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직 예수’라는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사도 바울의 모습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성도님들의 모습이 되기 바랍니다.

박요한 목사(남양주 새벽길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새벽길교회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다. 김영일 목사가 개척한 지 34년 됐다. 현재는 박요한 목사가 부임해 다음세대와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