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해 첫 거래와 함께 세계 증시 사상 처음 시가총액 3조 달러(3585조원)를 달성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 수준이자 독일과 영국의 GDP와 비슷한 수치다.
애플은 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시총 3조 달러 돌파 가격인 주당 182.86달러를 장중 한때 넘어섰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전 거래일 대비 2.5% 오른 182.01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총은 2조9860억 달러(3568조2700억원)다.
전 세계에서 시총 3조 달러를 찍은 상장기업은 애플이 유일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월마트, 디즈니, 넷플릭스, 나이키, 엑손모빌, 코카콜라, 컴캐스트, 모건스탠리, 맥도날드, AT&T, 골드만삭스, 보잉, IBM, 포드를 합쳐보라”며 “애플의 가치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1976년 캘리포니아 차고에서 컴퓨터회사로 출발한 애플은 42년 만인 2018년 8월 전 세계 최초로 시총 1조 달러(1195조원)에 도달했다. 그리고 2년 뒤 2배인 2조 달러(2390조원)를 넘겼고, 3조 달러까지는 16개월15일이 걸렸다. 성장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것이다. 1980년 주식시장에 데뷔했을 때 애플 몸값은 18억 달러(2조1510억원)였다.
영국 BBC방송은 “(팬데믹) 봉쇄 기간에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애플 주가는 공동창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첫 번째 아이폰을 발표한 2007년 이후 약 580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모든 제품군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29%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아이폰이 여전히 가장 많은 이익을 안겨다 주는 제품이지만 애플의 서비스 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25.6% 성장하며 3개월간 180억 달러(21조5100억원) 이상 벌어들였다.
뉴욕타임스는 “전 세계 모든 암호화폐의 시총보다 크고 영국이나 인도의 GDP와 거의 같다”고 설명했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GDP가 1조6379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애플의 시총은 한국 GDP의 배 가까이 된다. 독일(3조846억 달러)보다는 약간 작고 영국(2조7642억 달러), 인도(2조6602억 달러) 보다는 약간 크다. 국가별 GDP 규모와 비교하면 애플의 시총은 전세계 5위 수준이다.
한국 기업과 비교하면 삼성전자(470조원)를 거의 8개 합친 규모다.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2355개 기업 주식(2658조원)을 모두 팔아도 애플을 사기에는 1000조원 정도가 모자란다.
CNBC방송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저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모건스탠리 캐티 휴버티 애널리스트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헤드셋 같은 신제품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애플 목표주가를 164달러에서 200달러로 올렸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