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승진 인사 예고… 친정부 성향 검사 약진 여부 주목

입력 2022-01-05 04:03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검찰 승진 인사가 ‘내 사람 챙기기’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에 검찰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현재 공석인 검사장 두 자리를 승진 인사로 채우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평검사 인사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설 연휴 전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4일 다수의 검찰 관계자들은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되면 현 정부에서 신임을 받아온 인사들이 승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력한 대상 기수는 사법연수원 28~30기 출신이다. 진재선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 검사, 박은정 성남지청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광주고검과 대전고검 차장 두 자리가 비어 있다. 대검 검사급(검사장) 인사를 하고 싶다”고 언급했었다.

박 장관은 당시 “중대재해 사건과 관련된 전문성 있는 검사를 발탁해 보고 싶다”고도 했었다. 이런 측면에서 진재선 3차장 검사가 유력한 승진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3차장 검사는 중대 재해, 공안·노동 사건을 수사하는 공공수사부를 지휘한다. 진 차장검사는 특히 서산지청장 시절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20대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사건의 공소유지를 맡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았고, 박 장관 취임 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발탁됐다.

김 차장검사는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부 검사’로 꼽힌다. 추 전 장관 재임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을 지내면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징계 국면에서 실무를 맡았다. 박 장관 아래에선 차장검사로 승진해 대장동 사건을 총괄하고 있다. 박 지청장은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직속 상관인 류혁 법무부 감찰관을 건너뛰고 추 전 장관에게 직보하면서 윤 총장의 징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인사 명단은 이르면 이달 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평검사의 경우 법무부가 다음달 7일자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어서 이보다는 앞서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다. 박 장관이 오는 15일까지 독일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동안 인사 대상자가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 인사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검찰 내부에선 정권 말에 검사장 승진 인사를 단행한 사례를 찾기 어렵고, 명분도 없는 ‘보은 인사’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많다. 검사장 수를 줄이겠다는 현 정부의 인사 방침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고위 검찰 관계자는 “고검 차장검사를 비워둔 전례를 보면 인사 수요가 없을뿐더러 대선을 앞두고는 후임 정부를 존중해서 인사를 안 해왔다”고 지적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