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에 힘입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보름 만에 1000명 아래로 줄었다. 방역 당국은 일반 국민 대상 3차 접종을 계속 진행하는 동시에 면역 저하자들에겐 4차 접종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973명이라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가 900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이다. 신규 확진자도 3024명으로 사흘 연속 3000명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방역조치 완화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단계적) 일상회복의 재개를 위해선 감소세를 가속해 유행 규모를 더 줄여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선 요인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선 꼽힌다. 구글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소매·여가시설 분야의 주간 이동량 평균은 2020년 1월 대비 8%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전인 지난해 10월 20일보다 3.3% 포인트 낮다.
백신의 공도 크다. 이날 0시 기준 60세 이상 인구의 78.3%가 참여한 3차 접종으로 고령층 신규 확진자는 빠르게 줄고 있다. 박 반장은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이번 주 17% 내외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향후 급성·만성 백혈병 환자나 장기이식 환자 등 면역 저하자에 한해 4차 접종의 필요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면역 저하자는 똑같이 백신을 맞아도 충분한 면역이 확보되기 어렵다. 간격, 용법, 실제 시행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앞서 4차 접종을 발표한) 이스라엘도 하루하루 결정이 달라지지 않았느냐”며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조심스레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인 4차 접종과 동일선상에 놓고 봐선 안 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면역 저하자의 4회차 접종은 일반인의 3회차(얀센은 2회차) 접종과 같은 개념이라는 취지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은 중등증 이상의 면역 저하자에 대해 3회 접종을 기본 접종(프라이머리샷), 4회 접종을 부스터샷으로 규정한다.
새로운 변이가 유행할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일반 인구집단이 4차 접종을 받을 때면 이미 오미크론이 우세종일 테고 새 변이도 도래할 것”이라며 “(일반인에게) 지금의 시퀀스(바이러스 염기서열)를 한 번 더 접종하는 게 최선일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