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 대표 책임론에 “거취 변함없다” 사퇴 일축

입력 2022-01-05 04:04
연합뉴스

이준석(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수렁에 빠졌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원내교섭단체(현역 의원 20명 이상)를 갖춘 정당의 30대 대표라는 신선함이 많이 사라졌다.

이 대표는 집안싸움 책임론에다 야권 후보 단일화의 걸림돌이라는 비판이 더해지고 있다. 이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불편한 관계라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대표 사퇴론은 더욱 확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변동이 없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선대위 복귀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은 별로 (생각이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가 전격적으로 사퇴한 것도 이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 대표 체제를 지탱하는 9명 중 원내지도부 2명이 사퇴했기 때문에 당헌당규에 따라 선출직 최고위원 3명만 더 사퇴하면 의결정족수 미달로 지도부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책임도 있다며 사퇴를 요구한다면 저는 기꺼이 사퇴할 의사가 있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조수진 최고위원 역시 사퇴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이 대표는 ‘버티기 작전’을 펼칠 것임을 감추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분주했다. 중진의원들과 재선의원들이 각각 모임을 가졌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중진 모임 후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데 중진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중진 모임 참석자들을 향해 “말을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니 조심 좀 하셨으면 좋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직무정지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적어도 선거 기간만이라도 ‘성상납 의혹’을 받는 이 대표가 스스로 직무정지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름다운 정치가 아닐까 한다”는 글을 올렸다.

손재호 강보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