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근원은 윤석열”… 논란마다 우물쭈물, 실언까지

입력 2022-01-05 00:02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내홍이 지속되고 있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횡단보도에 ‘깊이 반성합니다’라고 적힌 국민의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이 이어지자 “결국 모든 문제의 근원은 윤석열”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하나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우선 윤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씨 논란에 뭉그적대면서 화를 키웠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풀지 못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저항했던 윤 후보가 30대 이 대표에게는 쩔쩔맨다”는 소리를 들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 논란이 되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문제에도 우물쭈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돼버린 ‘말실수’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4일 “이 대표와 윤핵관들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결국 지금 문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에게 있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혼돈에 빠진 근본적인 원인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라며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면 누가 윤 후보에게 책임을 돌리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김건희 리스크’와 ‘이준석 리스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윤 후보가 정치력 부족을 드러냈다”면서 “오만한 느낌을 계속 준 것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후보가 배우자 문제를 잘못 푼 것은 위기의 단초가 됐다. 윤 후보가 지난 12월 4일 관훈토론회에서 “부분적으로는 잘못된 부분이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허위 경력이 아니다”라고 김씨를 감싼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공정을 중시하는 2030세대가 윤 후보에 등을 돌리면서 정치적 쓰나미가 그를 덮쳤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갈등으로 두 사람의 주가가 동시에 하락했다.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은 “이 대표가 일으킨 분란 자체도 문제지만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윤 후보에게 실망한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 때마다 김종인 위원장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리더십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 초선 의원은 “윤 후보보다 김 위원장이 해결사로 느껴진다”면서 “김 위원장에게 의지하면서 윤 후보가 과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게 만든 것은 큰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윤핵관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선대위 관계자는 “정치에서 측근들은 불가피한 존재일 수 있다”면서도 “윤 후보가 공식 라인보다 비선 라인을 중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윤핵관 문제가 더욱 커졌다”고 주장했다.

말실수는 여전한 화약고다. 윤 후보는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정말 같잖다”고 말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검사 때의 말버릇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거친 발언으로 등을 돌리는 2030세대들이 더 많아졌다는 우려가 국민의힘에서 높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 윤 후보이기 때문에 해결책도 윤 후보가 직접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영남권 의원은 “‘조국 수사’를 밀어붙이면서 문 대통령과 맞붙었던 검찰총장 윤석열의 이미지가 다 사라졌다”면서 “결국은 ‘윤석열다움’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제는 윤 후보가 결단해야 할 때”라며 “선대위 쇄신이나 참모 문제에 대해 윤 후보가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