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주목을 받지 못한 미술인들이 재조명된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다시 내딛다: 2005-2009 작고 미술인’전을 내달 28일까지 개최한다. 박물관에 따르면 이 시기 작고한 미술인은 약 150명인데, 이 중 21%만이 사후 전시 등을 통해 조명받았다.
이들을 제외한 인물은 생전에 활발히 활동했는데도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는 미래 문화유산의 소실이자 미술사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재조명이 필요하다. 박물관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자료 수집과 설문 조사를 거쳐 황염수(1917∼2008) 유영교(1946∼2006) 이향미(1948∼2007) 정진윤(1954∼2007) 육태진(1961∼2008) 등 39인을 선정해 이번 전시에서 재조명한다.
전시에는 ‘잘 팔리는 작품’의 작가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가졌던 조각가 유영교의 드로잉 수첩(1995), ‘장미의 화가’로 불린 황염수의 1회 개인전 자료(1953) 등이 나온다.
대전을 활동 무대로 삼은 육태진, 부산의 형상미술을 주도한 정진윤, 대구에서 활동을 이어간 이향미와 같이 지방 화단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와 한국의 1세대 미술기자 이규일(1939∼2007),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친 미술사학자 신방흔(1957∼2008) 등이 포함됐다. 김달진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한국근현대미술사 연구에서 잊혀가는 작가들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창작자와 연구자, 대중에게 삶에 대한 통찰과 예술적 영감을 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