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온라인 예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성도들은 온라인으로 듣는 설교에 얼마만큼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까. 온라인에서 목회자의 설교가 영향력을 띠려면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까.
조광현 고려신학대학원 교수와 조철현 고신대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 ‘청중이 느끼는 온라인 설교와 현장 설교의 차이점에 관한 연구’에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연구진은 서울의 A교회, 경기도 안양 B교회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교회에서 각각 현장 설교와 온라인 설교를 들은 성도 18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 결과를 보면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온라인 설교에 대한 만족도 점수는 2.02점으로 현장설교 점수 4.60점에 비해 크게 낮았다. 세부적으로 살폈을 때도 모든 항목에서 현장 설교가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가령 ‘설교 내용 이해’ 항목에서 온라인 설교를 들은 성도가 매긴 점수는 3.67점이었으나 현장 설교에 참석한 이들이 준 점수는 4.13점이었다. ‘설교자의 열정’ ‘설교자의 전달’ 등의 항목에서도 현장 설교 점수가 훨씬 높았다.
점수가 가장 크게 벌어진 항목은 ‘예배 환경’이었다. 대면예배의 경우 이 항목 점수는 4.41점에 달했으나 온라인 설교의 경우 겨우 2.82점을 기록했다. 온라인 설교의 단점으로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설교에 집중하기 어렵다’(24명)는 거였다. 응답자들은 “설교 도중 딴짓을 하게 된다”거나 “차량의 소리 등 방해되는 요소가 많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온라인 설교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해법도 제시했다. 우선 설교 청취 방해를 최소화하는 플랫폼을 찾을 것을 제안했다. 현재 많은 교회가 활용하는 유튜브의 경우 접근성은 좋으나 설교 도중 다른 오락성 강한 영상을 찾아볼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교단이나 연합단체 차원에서 온라인 예배와 설교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보급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예배를 녹화 중계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자막과 참고 영상 등을 활용한 온라인 설교 콘텐츠를 만들 것도 제안했다.
조광현 교수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조사 시기가 2020년 7월이어서 지금 다시 설문을 진행하면 온라인 설교 만족도가 조금 다르게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성도들이 온라인 예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