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종인의 ‘윤석열에 연기 부탁 발언’ 맹공

입력 2022-01-04 04:02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3일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연기(演技) 발언’을 두고 맹공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저는 깜짝 놀랐다”면서 “이 말은 결국 윤 후보가 허수아비 껍데기란 것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또 “대본을 써줘서 연기를 하더라도 대본을 외울 능력이 있어야 연기를 할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프롬프터가 안 켜졌다고 2분 동안 말도 못하던 후보였는데, 선거 땐 연기할 수 있겠지만 당선돼서 연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한 포럼에 참석했을 때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자 연설을 하지 못했던 일을 끄집어 낸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도 김 위원장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를 패싱해 갑자기 선대위 개편안을 발표하더니 이제 대놓고 후보에게 시나리오대로 연기만 하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 개편 발표가 윤 후보와의 상의를 거치지 않고 나온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또 “‘1일 1비하’와 극단적 망언에 이어 공약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윤 후보의 부족한 실력은 들통났다”며 “그런 무능을 감추기 위해 연기를 해서라도 국민을 속이고 정권만 가져오면 된다는 식의 김 위원장의 발상은 너무 놀랍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선대위 난맥상의 원인으로 ‘신지예 영입’을 지목한 점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경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국민의힘 선대위는) 모든 난맥상의 원인을 신지예씨 영입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여전히 남 탓이고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신씨가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직에서 “사퇴‘당’했다”고 표현하면서 “쉽게 쓰고 버리는 티슈처럼 청년정치를 대하는 국민의힘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건희씨 논란을 잠깐 덮기 위한 이슈메이킹용쯤으로 생각했는지 신씨가 합류하면 20대 여성표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쉽게 내버리는 것은 기성세대의 부도덕”이라고 비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